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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âteauneuf-du-Pape(샤또뇌프 뒤 빠쁘) 이야기 4년 전 오늘 글이에요. 인문 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다시 지난 9월에 쓴 글을 소환한다.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Elisabeth Kubker-Ross)가 1969년에 쓴 『죽음과 죽어감』에서 사람이 죽음을 선고 받고 이를 인지하기 까지의 과정을 다음의 5단계로 구분 지었다. "부인(denial)-분노(anger)-협상(bargaining)-우울(depression)-수용(acceptance)"이다. 이를 '죽음의 5단계'라 하지만, '분노의 5단계'라고도 한다. 이 모델은 사람이 죽음과 같은 엄청난 상실을 겪을 때 보이는 심리 변화를 말하는 것이다. 이번 코로나19도 이런 심리적 단계를 우리에게 주었다. 1. 코로나19같은 전염병이 중국을 넘어 우리나라까지 창궐하여 파탄내지 않을 거라는 부정 2..
칠레 와인 여행 3년전 오늘 글입니다. 인문 운동가의 인문 일기(2021년 12월 18일): 토요일에 만나는 와인 이야기 우리 모두에게는 살아 있다는 자체로 충만하던 시절이 있었다. 이미 존재한다는 것만으로 삶의 모든 조건을 갖췄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편해진다. 이걸 알면 삶의 균형을 잃지 않는다. 이를 고미숙은 "소유에서 존재로 건너가기"라 했다. 균형은 포용이다. 모든 것을 너그럽게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거다.이런 생각에 미치자, 스티브 잡스가 죽기 전에 남겼다는 그의 말들이 떠올랐다. 최근 그 글이 스티브 잡스의 것이 아니라는 주장도 있다. 대만의 한 수필집에서 나온 것이라는 주장이다. 어쨌든 돈은 많이 벌어봐야 허무한 것이고,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가족과 친구들을 소중히 대하라는 내용으로 "소유에서 존재로 넘..
커피와 와인은 나오는 공간이 다르고, 그 '국물'의 세계도 다르다. 사진 두장, 생각 하나커피와 와인은 나오는 공간이 다르고, 그 '국물'의 세계도 다르다.두 국물다 우리를 '도취'하게 한다. 여기서 도취란 우리 모든 신체 기관의 흥분이 고조되어 있는 상태를 말한다. 이럴 때, 우리는 생명력의 충만함을 느끼고, 세상을 아름답게 본다. 그러나 커피의 세계는 아폴론의 세계이고, 와인은 디오니소스의 세계로 서로 다르다.그러니까 커피는 이성의 세계이다. 반면 와인은 이성을 마비시켜 이성의 틀로부터 우리를 해방시켜 준다. 이러한 해방을 통해 와인은 우리를 흥분과 광기의 세계를 만나게 해준다. 이 세계 안에서 우리는 현실이 주는 고통과 긴장을 잠시나마 잊을 수 있다.그러나 커피는 우리를 더 각성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