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239) 썸네일형 리스트형 와인은 단순히 취하기 위해서만 마시는 술이 아니다. 4년 전 오늘 글이에요. 인문 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매주 토요일마다 와인 이야기 하기로 했던 사실을 잊었다. 아마도 몇 일간 계속되는 연휴와 코로나-19로 사람 만나는 일을 자제하라는 수동적인 격리가 시간 가는 걸 잊게 했나 보다. 그래 오늘 아침에 지난 주에 못한 부르고뉴 와인 이야기를 이어간다. 가을의 문턱이다. 김보일 시인이 시가 생각난다. "무엇에 지칠 만큼 지쳐보고서 입맛을 바꾸어야지/무엇을 한 번 제대로 해보지도 않고 이거 저거 집적대는 것은/자연이 젓가락을 움직이는 방식은 아닌 것 같다/초록이 지쳐 단풍든다는 말이 자연의 이치를 여실하게 드러내 주는 말은 아닐지/영과후진盈科後進, 물은 웅덩이를 다 채우고 흘러간다던가/지칠 만큼 여름이었고, 벌레들은 제 목청을 다해 울었으니/이제 가을.. 스페인 와인 이야기 인문운동가의 인문 일기: 토요일에 만나는 와인 이야기 (2021년 10월 2일) 나는 사람들이 앉는 자세나 걷는 모습을 보면, 그 사람의 정신 상태를 좀 안다. 그런데 국민의 선택을 받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대중 앞에서 몸 가짐을 단정히 하거나 행동거지를 조심할 법도 한데, 내 사전에 그런 법, 아니 규칙 따위는 없다는 식을 보이는 사람이 있다. 더 나아가, 말(言)도 그렇다. 한 사람의 말을 보면, 또 그 사람의 삶의 태도와 그 사람의 철학을 알 수 있다. 이런 말들을 어떻게 생각해야 하나? 나는 그의 말들을 무시하고, 귀담아 듣지 않았는데, 의 오인영 기자의 글을 보고, 다시 꼼꼼하게 살펴보았다. "없는 사람은 부정식품이라도 먹을 수 있게 해줘야 한다." "주 120시간 바짝 일하고 마음껏 쉴 수도 있.. 많은 사람들이 와인을 우리들의 삶, 즉 인생과 비교한다. 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보통 와인을 많이 마시거나 매일 마시면 몸이 괴롭고 힘들다. 그러나 우리는 그 괴로움보다 외로움이 더 힘들기 때문에 와인을 마신다. 외로움을 주고 괴로움을 받는 정직한 거래가 와인 마시기이다. 그리고 와인을 마시다 보면, 와인 맛의 10%는 와인을 빚은 사람의 몫이고, 나머지 90%는 마주 앉은 사람이다. 우리는 알코올에 취하는 게 아니라, 마주 앉은 사람에 취한다. 내 입에서 나오는 아무 말이라도 과장된 반응을 보여주는 내 앞에 앉은 사람에게 우리는 취한다. 앞 사람은 내 외로움을 홀짝홀짝 다 받아 마시고는, 허허 웃는다. 그러면 나는 그 앞 사람의 맑은 표정에 취한다. 그래 나는 나를 '와인 팔고, 늘 마시는 인문 운동하는 작가'이고 싶다. 매주 토요일마다 와인 이야기.. 이전 1 ··· 16 17 18 19 20 21 22 ··· 8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