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오늘 글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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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벌써 토요일 아침이다. 긴 겨울을 끝낼 듯이 봄 같은 포근했던 날들이 며칠 간 있었는데, 겨울이 아쉬운지, 아니면 자신의 끝자락을 보이기 싫은 듯이, 매서운 추위가 기승을 부린다. 그렇지만 겨울과 봄 사이의 날들이 곧 시작될 것이다. 어제 멀리 보이는 자연의 생명들은 벌써 겨울과 봄 사이에서 햇살 나들이를 즐기고 있었다. "혹한과 감염병으로 모두가 힘든 시절이다. 몸으로 겪는 칼바람과 폭설보다 더 견디기 어려운 것은 마음의 추위와 가난이다. 서정시를 쓰기 힘든 시대지만, 따뜻한 손길로 희망의 등불을 건네는 이웃들이 있는 한 세상은 그래도 살아갈 만하다. 어디선가 눈 속에서 싹을 준비하는 얼음새꽃의 잔뿌리가 꿈틀거리는 듯하다. 봄이 머지않았다." 나는 <한국경제> 신문의 고두현 논설위원이자 시인이신 "문화살롱" 칼럼을 즐겨 읽는다.
오늘 아침은 그가 소개한 '이발소 그림"같지만, 읽을 수록 맛이 나고, 이 시절에 마음에 팍 와 닿는 푸시킨의 시를 공유한다. 이 시를 읽다 보면, 지금 힘들더라도 슬픔을 이겨내면, 반드시 기쁨이 찾아올 것이라는 믿음을 잃지 않게 된다. 그의 시를 세계인이 애송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고두현 논설위원은 푸시킨의 한 일화를 소개한다. 시인은 어느 날 모스크바 광장을 지나다가 시각장애 거지를 발견했다. 추위에 떨며 웅크리고 있는 거지는 “얼어 죽게 생겼습니다. 한푼 줍쇼” 하며 애걸했다. 행인들은 종종걸음만 쳤다. 한참 지켜보던 푸시킨이 다가가 말했다. “나도 가난해서 돈이 없소만, 글씨 몇 자를 써서 주겠소.” 며칠 후 친구와 함께 그 자리를 지나는 푸시킨에게 거지가 불쑥 손을 내밀었다. “선생님 목소리를 들으니 며칠 전 그분이군요. 그날부터 깡통에 돈이 수북해졌습니다. 대체 뭐라고 써 주신 건지요?” 푸시킨은 미소를 지었다. “별거 아닙니다. ‘겨울이 왔으니 봄도 머지않으리’라고 썼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는 따뜻한 시를 읽으며, 마음만은 얼지 않게 하여야 한다. 매일 공유하는 글은 안 읽는다 해도 시는 두 번 이상 읽어 주기를 바란다. 한 번은 눈으로, 또 한 번을 소리 내어 낭송해 보기를 바란다. 그러면 뱃속도 따뜻해 진다.
고두현 논설위원은 다음의 일화도 소개했다. "시인과 걸인, 겨울과 봄에 얽힌 얘기 중 뉴욕을 배경으로 한 일화도 있다. 1920년대 뉴욕의 한 시각장애인이 ‘저는 앞을 못 봅니다’라는 팻말을 들고 앉아 있었다. 행인들은 무심코 지나갔다. 그때 누군가 팻말의 글귀를 바꿔 놓고 사라졌다. ‘봄이 오고 있지만 저는 봄을 볼 수가 없습니다.’ 그러자 사람들이 걸음을 멈추고 다투어 적선했다. 팻말의 문구를 바꿔 준 사람은 프랑스 시인 앙드레 브르통(1896~1966)이라고 한다. 그는 평소 “인간의 모든 능력보다 상상력의 힘이 우위에 있다”며 “현실과 상상 사이의 연관성을 찾아 드러내 주는 것이 바로 시인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여기에서도 걸인의 ‘보이지 않는 눈’과 행인들의 ‘보이는 봄’을 상상과 은유의 다리로 절묘하게 연결했다." 이게 시의 힘이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알렉산드르 푸시킨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말라.
슬픔의 날 참고 견디면
기쁨의 날이 오리니.
마음은 미래에 살고
현재는 늘 슬픈 것
모든 것은 순간에 지나가고
지나간 것은 다시 그리워지나니.
그리고 오늘은 지난 1월 23일 토요일에 이어 샴페인 이야기 2탄을 공유한다. 지난 토요일에 말했던 것처럼, 영어 식 발음으로 샴페인은 프랑스의 샹빠뉴(Champagne) 지방(1월 23일자 글의 사진을 참고하시면 좋다.)에서 나오는 발포성 와인이다. 영어권 사람들이 프랑스어의 ‘-gn’ 발음을 잘 못해 ‘샹빠뉴’대신에 자기들 마음대로 ‘샴페인’이라 발음해서 이런 혼돈이 발생한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흔히 모든 발포성 와인이 샴페인인 듯 착각하고 있으나 사실 샴페인은 으로 나오는 발포성(스파클링) 와인만을 가리키는 고유 명칭이다. 프랑스 샹빠뉴 지방의 샴페인 제조방식은 병 속에서 2차 발효를 시키는 방법을 사용한다. 그러나 최근에는 스페인 중심으로 탱크 속에서 2차 발효를 시키는 ‘샤르마 방식’도 있다.
오늘은 우선 한국에서 샴페인 중 가장 많이 알려진 <돔 페리뇽>을 읽어 본다. 사진 출처: 소믈리에타임즈
(1) Dom PERIGNON/MILLESIME Altum Villare: 돔 뻬리뇽/빈티지 샴페인/알쿰 빌라레(이 말은 무근 뜻인지 모르겠다. 아시는 분은 댓글 부탁드린다.) 여기서 돔(Dom)은 다미누스(Dominus, 성직자 최고 등급)에서 나온 말이다. 그러니까 돔 뻬리뇽이란 뻬리뇽 수도사로 성직자라는 말이지만, 샴페인 이름이기도 하다. 우리는 이 걸 '샴페인의 황자'라 부른다. 일반 샴페인은 80%가 난-빈티지(Non-Vintage)이다. 그러나 돔 뻬리뇽은 만족스러운 맛이 나오지 않으면 이름을 붙이지 않sms다. 오늘 아침 사진 2008년 빈티지 샴페인이다.
(2) Champagne: 프랑스 샹빠뉴 지방이라는 이름과 그 지역에서 나dh는 스파클링, 즉 발포성 와인 이름이기도 하다.
(3) Dom Pérignon: 뻬리뇽 수사 이름이지만, 이 와인의 명칭이기도 하다. 1832년 모엣&샹동이 오빌리에 수도원을 복원하면서 샴페인의 아버지인 삐에르 뻬리뇽의 정신을 걔승하고자 '돔 뻬리뇽' 상표권을 인수했다고 한다. 뒤에 좀 자세하게 설명하겠다.
(4) Vintage 2008: 2008suseh에 수확한 포도로만 만들었다는 말이다. 일반적인 샴페인은 여러 해의 포도를 블랜딩하기 때문에 빈티지가 없다. 이 빈티지란 말을 프랑스어로는 밀레짐(Millésime)라 한다.
(5) RICHARD GEOFFROY(리샤르 조프루아) VINCENT CHAPERON(뱅상 샤프롱): 둘 다 이 샴페인 메이커이다. 얼마나 자신 있으면 자신의 이름을 라벨 쓸 정도일까?
(6) Brut(부뤼트): 샴페인 당도의 수준으로 드라이하다는 말이다.
돔 뻬리뇽은 ‘샴페인의 아버지’이다. 그가 처음 샴페인을 맛보고, “나는 지금 하늘의 별을 마시고 있어요!”라고 한 말은 매우 유명하다. 실제로 잔의 밑에서 올라오는 작은 기포는 하늘의 별과 같다. 샴페인도 와인이지만, 그 독특한 새로움은 신기술에 의해 만들어진 ‘새로운 것’이었다. 이런 이미지는 다른 상품에서는 효과를 가질지 모르지만 와인에서만큼은 예외였다. 왜냐하면 명품 와인들은 항상 역사적인 전통을 존중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샴페인 생산업자들은 이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유명 인사를 활용한 다양한 마케팅을 펼쳐 성공한 케이스이다. 소비자들은 이미지를 마시기 시작했고, 샴페인을 마시면 그들과 동격이 되는 기분을 가졌다. 몇 가지 샴페인의 이미지와 얽힌 이야기들을 소개한다. 마담 뽕빠두르(Pompadour)가 남긴 “여자가 마셔도 추해지지 않은 술은 샹빠뉴 뿐”이라는 말부터 시작하여, 처칠이 “샴페인은 승자뿐만 아니라 패자를 위해서도 준비해야한다.”고 말한 것이 유명하다. 그리고 마릴린 몬로가 1953년 뀌베 동 뻬리뇽 매니아로 350병을 모두 쏟아 부어 샴페인 목욕을 했다는 것도 매우 유명한 홍보이다. 이러한 홍보 때문에 우리는 샴페인을 ‘귀족의 와인’으로 생각한다.
사실 현재 우리에게 돔 뻬리뇽이 샴페인의 발명가이냐 아니냐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더 중요한 것은 샴페인이 즐거움과 축하 등의 대명사가 되었다는 점이다. 게다가 샴페인의 매력은 입 안을 톡톡 쏘는 탄산가스에 의한 신선하고 자극적인 맛과 마시는 동안 계속 올라오는 거품에 있다. 게다가 병을 딸 때 코르크 마개가 뻥 튕기면서 하얀 거품이 쏟아져 나오는 것도 샴페인을 각종 축하의 자리에서 마시는 와인이 된 이유이다. 예를 들면, 유럽의 왕실에서 손님을 초대했을 때, 자동차 경주대회(F1)의 우승자를 축하할 때, 뉴욕 월스트리트 주식시장에서 연말 장을 마감할 때, 보통 사람들도 생일이나 기타 축하할 일이 있을 때, 프랑스에서 박사학위 논문 발표한 후에 샴페인을 마신다.
사진은 구글에서 가져옴
<뀌베 돔뻬리뇽>에서 뀌베(cuvée)라는 말은 샴페인을 만들기 위한 기본 와인이다. 특히 첫 번째 압착에서 얻어진 포도즙으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즉 최고급 샴페인이라는 뜻이다. 샴페인을 만드는 과정을 보면, 우선 수확한 포도는 품종별로 압착한 후 바로 발효에 들어간다. 포도껍질에 함유되어 있는 색소가 포도즙을 물들이지 않도록 하기 위해 압착과정은 세심한 주의가 요구되며 신속하게 이루어진다. 왜냐하면 적 포도도 사용하기 때문이다. 발효를 통해 알코올과 탄산가스가 생성된다. 탄산가스를 모두 제거한 각각의 와인을 여러 비율로 혼합해 샴페인을 만들기 위한 뀌베를 만든다. 뀌베는 포도를 수확한 그 해에 만든 와인 뿐만 아니라 이전에 만들어 저장 중인 와인을 섞어 제조하기도 한다. 샴페인 제조업체들은 자신만의 혼합비율이 있는데, 이것이 개성 있는 샴페인을 만드는 비결이다. 그러니까 뀌베는 여러 와인을 블랜딩한 혼합와인인 셈이다. 그래서 샴페인의 라벨에는 빈티지를 표기하지 않는다.
이어지는 이야기는 나의 블로그 https://pakhanpyo.blogspot.com 을 누르시면 보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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