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오늘 글이에요.


인문 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시간, 참 빨리 흐른다. 오늘이 벌써 토요일이다. 나는 토요일마다 와인 이야기와 함께 와인 읽기를 한다. 오늘은 나를 와인의 세계로 초대한, 내가 좋아하는 화이트 와인이다. 이 와인은 프랑스 알자스 지방에서 주로 나오는 게브르츠트라미너라는 포도 품종의 와인이다. 우리 소믈리에 세계에서는 '작업 와인'으로 통한다. 왜냐하면, 와인에서 꽃 향이 진하게 나기 때문이다. 향에 취해 와인에 손이 계속 간다. 그러다가 자기도 모르게 취하게 하는 와인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와인 이름이 어렵다는 것이다. 게브르츠트라미너.
와인은 혀로 즐기는 것인데, 온 몸으로 즐기면, 당해 낼 사람 별로 없다. 어제는 서울 형님 내외와 수녀 누나가 방문하여 낮부터 와인 '주님'을 모셨다. 난 일단 와인이 한 잔 들어가면, 멈추지 못하는 기차와 같다. 그래 차수를 변경해 가며 밤 늦게까지 마셨다. 외로움은 날려 보냈지만, 괴로움이 아직 남아 있다. 머리가 맑지 못하다.
우선 오늘 소개할 와인을 읽어 본다.
(1) ALSACE(알자스): 프랑스 북동부에 위치하고 있으며 오른 쪽으로는 독일과 붙어 있어서 과거 비운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지역이다.
(2) APPELLATION ALSACE PROTEGÉE(아뻴라씨옹 알자스 프로떼제): 포도가 알자스 원산지라는 말인데, 우리는 이 걸 1등급이라고 한다. 옛날에는 먳라고 하는 데, 최근 유럽 연합 법에 따라 AOP라고 한다. 굳이 한국 말로 번역하면 알자스라는 원산지를 보호받는 명칭 와인이라 할 수 있다.
(3)RUHLMANN(휼만): 와인 양조 회사이름이다. 이 양조장은 1688년에 창립된 곳이라 명기 되었고, 이 양조장에서 병입하였다는 말과 자기 양조장 주소도 쓰여 있다.
(4) GEWURTRAMINER(게브르츠트라미너): 포도 품종 이름이다. 알자스 이외의 프랑스에서 라벨에 품종을 명기하지 않는다. 최근에는 조금씩 괄호로 품종을 표시하는 것도 있다. 전 세계 와이 라벨을 보면, 두 가지로 나뉜다. 유럽 지역은 포도 산지 이름을 표시하고, 후발 주자인 신세계 지역 와인들은 라벨 포도품종을 명기한다.
독일어로 게부르츠는 ‘향신료’라는 뜻이다. 이 품종으로 만든 와인은 코르크를 열자 마자 마치 꽃밭에 온 것처럼 꽃향기가 가득하다. 이처럼 독특한 꽃향기와 알싸한 향미로 잘 알려진 포도품종이다. 드라이 와인부터 스위트 와인까지 만들 수 있는 다재 다능한 것 또한 이 품종의 특징이다. 이 가운데 프랑스 알자스 지방의 와인이 가장 유명하다. 풍미가 강해서 양념이 많은 우리나라 음식들과 잘 어울린다.
(5) Vieilles Vignes(비에이으 비뉴): 오래된 포도 나무에서 포도를 수확헀다는 말이다. 와인 맛의 깊이는 포도나무의 나이와 비례한다. 포도나무의 수명은 약 80세이다. 포도나무는 약 세 살이 되면 와인을 만들 수 있을 정도로 열매가 열린다. 일반적으로 어린 포도나무의 포도로 만들어진 와인은 맛이 옅다. 나무의 나이가 오래 될수록 수확량은 감소하지만 포도의 맛이 깊어져 이것으로 만든 와인은 복합적인 맛을 띠게 된다. 포도나무의 나이가 약 80세 되면 새 묘목으로 바꾼다.
(6) 2016: 빈티지이다.
(7) 13%의 알코올이고 용량이 750ml라고 표기되었다.
오늘 공유하는 시는 좀 길다. 킴벌리 커버리의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이다. 왜 그런 생각을 했는지 모르지만, 어제 마신 와인으로 머리가 무거워, 침대에서 뒹굴뒹굴하다가 이 시를 읽게 되었다. 어제 형과 누나와 어린 시절을 이야기 했던 기억 때문 같다. "아무리 복잡한 문제라도 답은 언제나 간단한 법이다. 복잡한 생각을 걷어내야 비로소 길이 보인다. 하수는 단순한 것도 복잡하게 만들지만, 고수는 복잡한 것도 단순하게 푼다. 고수가 되고 싶다면 생각의 군살을 베어내라"는 글을 한 단체 카톡에서 읽었다. 어제 형은 어렵던 문제를 해결했다. 카톡에서 이어졌던 나머지 내용도 공유한다. 좋은 삶의 지혜라고 보기 때문이다.
"생각을 도려내는 칼이 있다. 이 칼은 잡초처럼 무성한 생각들을 쳐내어 실체를 또렷이 드러나게 해준다. '사고(思考) 절약의 원리' 라고도 불리는 <오컴의 면도날 Occam's razor >이 바로 그것이다. 중세 영국의 신학자인 윌리엄 오컴이 제시한 이 논리는, 어떤 일을 설명할 때 복잡한 것 보다는 간단한 것이 정답에 가깝다는 것이 핵심이다. 하나의 현상에 두 개의 설명이 있다면, 긴 것보다는 짧은 것이 정답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이다. 생각이 깊을수록 말은 단순해 진다고 한다. 높고 깊은 경지에 이른 고수들의 말은 쉽고 간결하다. 복잡한 생각들을 걷어내고 단순하게 현상을 바라보기 때문이다. 현상은 복잡해도 법칙은 단순하다. 선택은 포기의 다른 이름이라고 한다. "버려라, 그러면 이긴다." 생각이 복잡하면 인생길도 복잡하다. 쳐내면 쉽고, 버리면 가볍다!"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킴벌리 커버거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내 가슴이 말하는 것에 더 자주 귀 기울였으리라.
더 즐겁게 살고, 덜 고민했으리라.
금방 학교를 졸업하고 머지않아 직업을 가져야 한다는 것 깨달았으리라.
아니, 그런 것들은 잊어 버렸으리라.
다른 사람들이 나에 대해 말하는 것에는
신경쓰지 않았으리라.
그 대신 내가 가진 생명력과 단단한 피부를 더 가치있게 여겼으리라.
더 많이 놀고, 덜 초조해 했으리라.
진정한 아름다움은 자신의 인생을 사랑하는 데 있음을 기억했으리라.
부모가 날 얼마나 사랑하는가를 알고
또한 그들이 내게 최선을 다하고 있음을 믿었으리라.
사랑에 더 열중하고
그 결말에 대해선 덜 걱정했으리라.
설령 그것이 실패로 끝난다 해도
더 좋은 어떤 것이 기다리고 있음을 믿었으리라.
아, 나는 어린아이처럼 행동하는 것 두려워하지 않았으리라.
더 많은 용기를 겨졌으리라.
모든 사람에게서 좋은 면을 발견하고
그것들을 그들과 함께 나눴으리라.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나는 분명코 춤추는 법을 배웠으리라.
내 육체를 있는 그대로 좋아했으리라.
내가 만나는 사람을 신뢰하고
나 역시 누군가에게 신뢰할 만한 사람이 되었으리라.
입맞춤을 즐겼으리라.
정말로 자주 입을 맞췄으리라.
분명코 더 감사하고,
더 많이 행복해 했으리라.
지금 내가 알고 있는 것 그때도 알았더라면.
와인 이야기를 더 이어간다. 프랑스의 알자스 지역은 석탄과 철이 풍부하다는 이유 때문에 역사적으로 독일과 프랑스의 끊임없는 분쟁지역이었던 이 지역은 역사적 특성을 유산으로 간직하고 있다. 독일어가 공용어로 쓰이고, 많은 생활의 부분들이, 예컨대 와인까지 독일적인 특성이 강하다.
프랑스 동북부에 위치한 알자스 지방 포도원은 라인 강 주변과 보쥬 산 경사면에 분포되어 있다. 북서쪽에서 불어오는 다습한 바람은 보쥬 산이 막아주며, 동향 또는 남향으로 트인 알자스 지방은 프랑스에서 가장 건조하고 늦가을에 일조량이 풍부해서 섬세한 화이트와인 생산에 최적의 기후 조건을 가지고 있다. 프랑스 다른 지방의 경우 대부분 포도품종의 이름을 넣지 않고 생산자의 포도원 이름을 따서 라벨에 나타내는데 비해, 알자스는 알자스 와인(vin d'Alsace)이라고 지역만 명시하고 ‘삐노 누아르’나 ‘리슬링’ 등 포도품종을 와인의 이름으로 표기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때로는 여러 청 포도주를 섞어 만든 화이트와인을 만들기도 한다. 이를 ‘에델즈위커(Edelzwicker)’라고 한다. 규정에 따라 모든 알자스 와인은 모양이 가늘고 길쭉한 ‘플루트’라는 특유의 병을 사용한다. 이 병은 독일 와인 병과 같다. 그리고 와인 스타일도 독일과 비슷하다. 알자스 화이트와인의 알코올 함유량은 11∼12%로, 독일 와인보다 다소 높다. 그리고 독일 화이트와인이 약간 단맛이 있는데 비해 알자스 와인은 드라이한 것이 특징이다.
이어지는 이야기는 블로그 https://pakhanpyo.blogspot.com 을 누르시면 보실 수 있다.
#인문운동가_박한표 #우리마을대학_디지털_인문운동연구소 #사진하나_시하나 #킴벌리_커버거 #복합와인문화공방_뱅샾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