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와인 이야기 하는 토요일이다. 오늘도 이탈리아 삐에몬테 지역 와인을 여행을 계속한다. 오늘은 약발성 화이트 와인으로 알코올 도수가 낮고 스위트한 <모스까또 다스티> 와인 이야기를 하려 한다. 와인 초보자들이 아주 좋아하는 와인이다. 그 전에 스위트 와인이란 무엇인가를 알아본다. 와인의 세계에서 '스위트하다'는 말은 무엇이고, 드라이하다는 말은 무엇인지 알아본다는 말이다. 사실 와인 즐기기(drinking)와 와인 시음 평가, 즉 와인 테이스팅(tasting)은 다르다 그런 점에서 와인의 색깔이나 향, 맛을 잘 식별하는 와인 평가 요령이 필요하다. 그 요령 중에서 오늘은 와인의 맛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 한다.
본격적인 이야기를 하기 전에, 우선 와인을 테이스팅할 때 필요한 매너를 알아본다. 우선 와인 시음을 목적으로 모인다면 향이 진한 향수나 헤어스프레이 등은 금물이다. 와인의 향을 느끼는데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와인을 시음할 때 혹은 와인을 마시기 이전에 담배를 피우는 것도 자제하도록 한다. 담배로 혀가 마비되어 와인의 맛을 잘 평가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와인 시음을 하기 전에 껌을 씹었거나 혹은 커피를 마셨다면 와인을 시음하기 전에 입안을 물로 씻어 내는 것이 필요하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와인의 순수한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없다. 많은 사람들이 모인 와인 시음장에서는 와인 잔에 와인을 받고 와인의 설명을 들었다면 다른 사람을 위해 와인을 시음할 수 있는 공간을 내주는 것이 좋은 매너이다.
그리고 와인을 잘 평가하려면 관능검사 훈련을 많이 하여야 한다. 관능검사란 와인의 색깔, 향, 맛을 보다 과학적으로 평가하기 위한 수단으로 오래 전부터 활용되어 왔다. 품질이 좋은 와인은 철저한 관능검사에 의해 품질관리가 이루어지고 있는 회사의 와인들이다. 와인의 경우 색깔은 색상, 광택, 투명도 등을 평가하고, 향은 휘발성 향 물질을 평가하고, 맛은 혀에 의해 각각 감지되는 것을 평가하는 것이다.
오늘은 <모스까또 다스티>라는 와인 읽기를 하기 전에 와인의 맛을 평가하는 방법을 1, 2 그리고 3부로 나누어 공유해 본디. 2, 3부는 다음 주와 그 다음 주에 연속해서 공유한다. 오늘 공유하는 시도 오탁번 시인의 것이다. 왜 공유하느냐고, "그냥"이다. 나는 내가 내 삶의 진짜 주인공으로 살자고 마음 먹었을 때부터, 거절하는 마음의 불편함이 있었지만, 거절을 잘 하고, 거절하는 기술이 늘었다. 살다 보면 안다. 허락하는 일이 나를 만들어 주는 순간보다, 거절이 오히려 더 '나 다움'을 만들어 준다. 불편하고 마음에 끌리지 않는 부탁을 거절하는 순간 나는 진짜 나 자신이 된다. 젊은 시절에, 타인의 부탁을 들어줄 때 나는 그냥 그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에 좋았다. 그러나 이젠 그런 소극적인 만족감은 내 일상에서 밀어냈다. 내 삶의 주체성을 내가 찾지 않으면, 내 삶을 어느 누구도 대신해 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냥! /오탁번
- 내가 왜 좋아?
- 그냥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말이다
- 내가 왜 좋아?
- 그냥
나도
이 말 한번 해봤으면!
오늘의 와인 읽기를 시작한다.
(1) 목에 두른 녹색 띠: DOCG 등급이다. 이탈리아에서는 현재 250여 개 지역에서 DOC급 와인이 생산된다. DOC 와인은 특정 지역으로 등록된 포도 밭에서 정해진 양만큼 생산이 가능하다. DOC 와인 중 최소한 5년 이상의 시간 동안 훌륭한 품질을 보인 와인에만 특별히 DOCG등급이 주어질 수 있다. 특히 양조와 병입 단계 두 차례에 걸쳐 시행되는 엄격한 품질 검사에 반드시 통과해야 한다. DOC 와인이 무게로 판매할 수도, 큰 병에 담아 판매할 수도 있지만, DOCG 와인은 5l를 초과하는 용기에는 담을 수 없다. 그리고 DOCG로 지정되면, 다음 사진 처럼, 이탈리아 정부에 의해 그 품질이 보증 되며 인증 마크가 병 목 부분에 부착된다. 추가된 G는 가란티타(Garantita)의 약자로 ‘보증’이란 뜻이다. 현재 DOCG급 와인을 생산하는 지역은 끼안띠, 부르넬로 디 몬탈치노, 바롤로, 바르바레스코, 카티나라, 아스티 스푸만테, 말바나 디 로마냐, 타우라시 등 모두 25개 지역이다. 화이트와인(11개)보다 레드와인(21개)이 많다.
다시 말하지만, DOCG는 품질이 좋다는 것을 보장하는 것이 아니라, 와인 그 지역의 특징, 다시 말해 떼루아를 잘 표현했다는 것을 국가가 보증한다는 의미이다. 프랑스의 AOC도 마찬가지로 품질보장이 아니라, 그 지역의 떼루아를 잘 담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과거에는 DOCG 레드 와인의 경우 병목에 붉은 색, 화이트 와인의 경우 녹색의 실(seal) 부착죄었지만 요즘에는 구분이 사라졌다.
(2) MOSCATO D'ASTI(모스까또 다스티): 와인 이름이다. 모스까또는 포도 품종 이름이고, 아스티 이탈리아 피에몬테 지방의 아스티 지역을 말한다. 아스티 지역을 다음 지도로 확인 부탁한다.
모스까또는 복숭아, 살구 등의 과일일 아로마를 지니고 있으며, 신선한 산도감과 달콤한 맛이 매력적이다. <모스까또 다스티>는 약 5.5%의 알코올 도수를 가지고 있는 약발포성의 와인으로 양조 중 발효를 의도적으로 중단해 알코올 도수가 낮다. 덕분에 한낮에도 음료수처럼 가볍게 마시기에 부담이 없다.
모스까또는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포도 품종이다. 프랑스에서는 모스까또를 뮈스까(Muscat)라고 한다. 이 포도품종은 달콤한 와인뿐 아니라 드라이한 테이블 와인, 주정 강화 와인까지 다양한 스타일의 와인을 생산하는 품종이다. 김상미 와인 칼럼니스트의 말을 공유한다. "포도는 악기와 같다. 같은 악기라도 누가 무슨 곳을 연주하느냐에 따라 다른 음악이 탄생하는 것처럼, 같은 포도도 어떻게 양조하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와인이 만들어 진다. 저렴하고 마시기 편한 와인을 만드는 포도라고 해서 그 품종 자체를 저급하게 보는 것은 피해야 한다. 와인을 폭넓게 즐기는 데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쉽게 마시는 와인든 음미하는 와인이든 그 용도가 다를 뿐 와인에 저급과 고급은 없다."
(3) Rocca Cerrina(로까 세리나): 와인 양조장 이름이다.
와인의 맛을 표현하려면, 우리는 와인의 균형과 조화, 당도, 떫은 정도, 무게감, 뒷맛(finish)이라는 분야로 나누어 표현한다. 당도 표현은 드라이(dry)와 스위트(sweet)로 나누어진다. 와인의 경우에 드라이라는 말은 ‘건조하다, 말랐다’라는 의미가 아니라, ‘달지 않다’는 의미이다. 와인이 입안의 침을 말린다는 의미이다. 드라이한 와인은 스위트한 와인을 마셨을 때 입안에 남는 끈적임 같은 것이 없이, 깔끔하게 정리되는 느낌이 든다. 대부분의 와인이 드라이한 와인들이다.
반면 입안에 달콤한 맛이 남는 와인을 '스위트하다'고 한다. 이런 와인들은 꿀물처럼 달콤한 맛이 난다. 프랑스의 소떼른느, 독일의 아이스바인과 트로겐베렌아우스레제, 헝가리의 토카이, 포르투갈의 포트 등이 대표적인 스위트 와인이다. 와인의 단 맛은 잔당(Residual Sugar, 약자로 RS라고 함)에 의해 느껴진다. 포도를 으깬 포도즙에 들어 있는 당분이 발효과정에서 효모에 의해 알코올로 변할 때 당분이 완전 발효되지 않고 남는 것을 잔당이라고 한다. 당분 이외 단맛을 주는 성분은 알코올, 글리세롤 등이 있다. 이 밖에 와인을 마시는 온도나 탄산가스 함유량도 단맛에 영향을 준다. 일반적으로 프랑스, 이탈리아 등 구세계 와인은 드라이하고 미국이나 호주 등 신세계 와인들은 덜 드라이하다. 레드와인의 경우 대부분이 드라이하고, 특히 색깔이 짙을수록 드라이한 경향이 있으며 화이트와인의 경우는 그 반대로 색깔이 엷을수록 드라이한 경향을 띤다.
스위트 와인은 일반적으로 디저트 와인이다. 이러한 스위트 와인을 만드는데 다음과 같이 5가지 경우이다.
(1) 포도 수확을 늦게 하여 만든다. 와인 라벨에 레이 하비스트(late harvest)라고 표기된다. 정상적인 포도 수확 계절에 포도를 수확하지 않고 일정기간(1-2개월) 밭에 그냥 방치해두면 포도송이의 수분이 증발되고 당의 집중 현상이 일어나게 된다. 이를 거두어 들여 와인을 담은 것이 바로 <late harvest(프랑스의 알자스 지방에서는 vendanges tardives(늦은 포도수확)> 와인이다. 법적으로 잠정알코올 도수가 15,3%에서 18,3% 사이일 때 이 명칭을 사용할 수 있다. 그리고 Selection de Graines Nobles 와인은 귀부현상(Noble rot)의 영향을 받아 잠정알코올 도수가 18.3% 이상일 때 이 명칭을 사용할 수 있다.
독일의 라인 강 유역 와인이 대표적이고, 지금은 프랑스의 루아르 지역 등과 신세계 지역들에서도 만들어지고 있다.
(2) 귀부병(botrytis, noble rot)에 걸린 포도로 양조하여 만든다. 가을철 일종의 곰팡이에 의해 포도가 곪아드는, 소위 “귀부 현상(noble rot, Pourriture noble)”이 일어나게 된다. 이는 주변 환경과 기상 조건에 의해 발생된다. 예를 들면 프랑스의 쏘떼른느 지역은 아침나절에 안개 자욱한 습기와 오후의 건조하고 강렬한 햇빛 때문이다. 이 보트리티스 균은 포도 알 과즙을 농축시켜 달콤함을 가져다주는데 그 포도 알마다 귀부되는 시점이 달라, 질 좋은 와인을 얻기 위해서는 손으로 귀부 화된 포도 알을 시간차를 두고 따는 작업을 해야 한다. 그 외에도 헝가리의 토카이(Tokay) 와인이나 독일의 트로겐베렌아우스레제 와인이 있다.
(3) 포도 자체를 얼려 와인을 만든다. 이를 아리스 와인(ice wine)라 한다. 한 겨울까지 포도를 수확하지 않고 들판에 버려두었다가 12월 또는 그 이듬해 아주 찬 날씨에 포도가 꽁꽁 얼었을 때 이를 수확해 양조장으로 옮긴 후 부드럽게 압착시켜 와인을 빗은 것이 아이스 와인이다. 언 상태가 절정일 때는 보통 새벽 3시경으로 알려져 있다. 독일, 캐나다, 오스트리아 세 나라가 이렇게 자연스러운 아이스 와인을 만들고 있다. 그러나 최근에 오스트레일리아에서는 포도를 냉장고에 넣어 인공적으로 얼린 후, 그 포도를 압착하여 아이스 와인을 만들고 있다.
(4) 빠스리아쥬(passerillage)에 의해 와인을 만든다. 포도를 늦게 수확하는 현상과 비슷한 것으로 가을 수확 시절, 제때에 거두어들이지 않고 그냥 맑은 대기 속에 방치 해두면 포도송이의 수분이 증발되고 포도의 당분이 집중된다. 이를 수확해 스위트 와인을 만든 것이 빠스리아쥬 스위트 와인이다. 주로 프랑스의 서남부 지방, 특히 쥐랑송에서 나는 스위트 와인 이 경우이다.
(5) 포도송이를 건포도처럼 말려 와인을 만든다. 포도를 수확해 그늘진 시원한 창고 또는 건조실에서 약 3개월가량 말리게 되면 수분이 증발하고 포도의 당분이 집적되어 아주 감미로운 스위트 와인을 만들 수 있다 프랑스 쥐라 지방 뱅 드 빠이으(vin de paille), 이탈리아의 레치오또(recioto)나 비노 산토(vino santo) 등이 이런 와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