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전 오늘 글입니다.
인문 운동가의 인문 일기: 토요일에 만나는 와인 이야기(2021년 11월 27일)
생일이 끼어 있었고, 벌려 놓은 일들을 마감해야 하는 11월 말에, 몸의 이상 신호가 등장하면서, 숨 가쁘게 보낸 한 주였다. 어제 밤까지 공식적인 대부분의 사업은 마무리 되었지만, 보고서를 만들어 내야 하는 귀찮은 일들이 산적해 있다. 그러나 선물로 주어진 오늘도 하나씩 문제를 해결해 나갈 생각이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아침 시는 김선우 시인의 <오늘>이다. 오늘이라는 하루는 경유지가 아니다.
오늘/김선우
여기는 경유지가 아니다.
여기를 저 높은 문을 위해 인내해야 하는
경유지라고 말하는 어른들이 있다면
침묵할 것을 요청한다.
나는 내 책상 위에
최선을 다해 오늘의 태양을 그린다.
여기는 내일로 가는 경유지가 아니다.
나는 날마다 꽃핀다.
내 말을 완전히 이해하는 나의 태양과 함께.
다른 사람이 보기에 덜 핀 꽃이어도
나는 여기에서
완전하다.
오늘은 토요일로 와인 이야기를 하는 날이다. 이젠 신세계 와인의 큰 축인 오스트레일리아 와인 여행을 한다. 오스트레일리아는 세계에서 7번째의 와인 생산 국이며 4번째 큰 규모의 와인 수출국이다. 그러므로 오스트레일리아는 남반구 와인 생산 국가 중 선두이다. 대부분의 포도밭을 프랑스와 독일인들의 후예가 일궈 놓았기 때문에 오스트레일리아 와인은 유럽풍이 강하다. 그러나 오스트레일리아(호주) 와인의 이미지는 그들의 포도품종이 고유의 향기가 살아 있는 신선하면서도 부드러운 와인을 만들어 낸다. 그리고 와인의 향과 맛의 감각이 돋보이며, 병입한 그 상태에서 바로 마셔도 지장 없는 와인, 현대인이 부담 없이 찾을 수 있는 와인이다.
오스트레일리아 와인의 역사는 1788년 총독으로 부임한 필립이 케이프타운과 리오 데 자네이루(Rio de Janeiro)로부터 가져와 자기 정원에 포도나무를 심은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그 후 유럽의 품종들이 속속 들어와 19세기에는 영국으로 수출할 정도로 와인산업이 성장했다. 그러나 당시 오스트레일리아 와인은 스위트한 디저트 와인이 주류를 이루고 있었다. 그러나 최근 20세기 중반부터 기술혁신과 와인 붐이 조성되면서 급속도로 품질이 좋은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실제로 오스트레일리아의 와인 역사는 200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그러나 테이블 와인 수준에서 벗어난 오스트레일리아는 지금 새롭게 발전하는 와인 신흥국이 되었다. 덥고 일조량이 풍부한 이 나라에서는 북반구의 나라들과는 달리 신선한 골짜기나 고도가 높은 곳을 선택해 포도를 재배한다. 오스트레일리아 와인 역시 품종 와인이며, 가격대비 품질이 좋은 와인을 매년 큰 변동 없이 생산하고 있다.
위의 지도에서 보는 것처럼, 오스트레일리아의 대표적인 와인 산지는 주로 오스트레일리아의 남동부 지역이다. 사우스 오스트레일리아(South Australia-전체 생산량의 50%가 이 지역에 나옴) 주, 뉴 사우스 웨일즈(New South Wales-전체 생산량의 27%) 주, 웨스턴 오스트레일리아(Western Australia) 주, 빅토리아(Victoria-전체 생산량의 14%) 주, 퀸즈랜드(Queensland), 타스마니아(Tasmania) 등이다. 이중에 사우스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이 나라 와인의 절반 가량이 생산된다.
특히 우리에게 잘 알려진 오스트레일리아 와인 산지는 헌터 밸리(Hunter Valley), 애들레이드 힐(Adlaide Hills), 바로사 밸리(Barossa Valley), 맥라렌 베일(Maclaren Vale), 야라 밸리(Yara Valley) 등이다. 이들 지역의 특징은 우선 날씨가 지중해성 기후의 특징을 지니고 있다는 점이다. 안정된 일조량이 포도가 잘 익는데 큰 이점으로 작용하며 또한 이들 지역은 모두가 대도시를 이웃에 두고 있어 와인의 유통이 편리하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오스트레일리아의 최대 도시인 시드니의 배후에 헌터 밸리가, 이 나라의 두 번째 큰 도시인 멜버른 이웃에 야라 밸리, 남부 오스트레일리아의 거점 도시인 애들레이드 주변에는 애들레이드 힐, 바로사 밸리 등이 있다.
① 헌터 밸리(Hunter Valley): 오스트레일리아의 남부 뉴 사우스 웨일즈에 자리 잡고 있으며 역사적으로도 매우 유서 깊은 와인 산지이다. 남위 32도 선상에 놓여 있는 이곳은 토양이 부분적으로 화산토이다. 기후는 매우 무덥고 습도가 높은 편이다. 다행이 부록큰백 산맥(Brokenback Range)의 영향으로 서늘한 기온을 유지한다. 헌터밸리 와인 산지의 배후에는 시드니와 뉴캐슬이라는 두 도시가 가까이에 있어 와인의 유통과 소비가 유리한 편이다. 포도품종으로 레드는 쉬라즈에 이어 까베르네 쏘비뇽, 메를로 등의 순이며, 화이트와인으로는 샤르도네가 가장 많다.
이 지역의 유명한 와이너리는 로즈마운트(Rosemount), 린드만(Lindemans), 맥 윌리엄즈 마운트 프레젠트(MacWilliams Mount Pleasant), 티렐스(Tyrrell's), 브록큰우드(Brokenwood), 피터슨(Peterson), 윈담 이스테이트(Wyndham Estate) 등이다. 특히 윈담 이스테이트 와인 양조장에서 생산되는 와인의 이름이 아주 기억하기가 편하다. BIN 222, BIN 333, BIN 444, BIN 555, BIN 888 등 이다. BIN이라는 단어는 와인 병을 소장하는 지하실의 저장소를 말한다. 그리고 숫자는 와인에 사용된 포도품종과 관련된 것이다. 222는 샤르도네, 333은 피노 누아르, 444는 까베르네 쏘비뇽, 555는 시라즈, 888은 까베르네 쏘비뇽+메를로이다.
② 애들레이드 힐(Adlaide Hills): 오스트레일리아 남부의 애들레이드 시의 가까운 곳에 자리 잡고 있다. 이곳은 프리미엄급의 스파클링 와인 생산으로 많이 알려진 곳이다. 여름의 많은 강우량, 골짜기마다 서로 다른 기후를 지니고 있어 다양한 포도의 품종이 자리고 있으나, 이 가운데서도 서늘한 기후 탓으로 샤르도네가 으뜸이며, 다음으로 쏘비뇽 블랑, 세미용, 리슬링, 비오니에 등이다.
이 지역의 알려진 와이너리는 브릿지워터 밀 페탈루마(Bridgewater Mill-Petaluma)와 네펀스(Nepenth)가 있다.
③ 바로사 벨리(Barossa Valley): 호주 와인산지 중에 가장 유명한 곳이다. 1847년 이곳에 처음으로 포도의 재배가 시작되었고 이런 인연으로 오래된 포도나무와 역사가 깊은 와이너리들이 많다. 지형과 기후는 프랑스의 보르도나 캘리포니아의 나파 밸리와 비슷하다. 날씨는 매우 더우나 강우량은 적은 편이다. 그러나 일조량이 넉넉해 포도의 성장에 매우 유익하다. 토양은 갈색과 짙은 회색의 사토로 돼있다. 전통적으로 이 지역은 레드 와인이 우세하며 특히 쉬라즈는 수 세기 이어져 온 포도품종이다. 이 지역은 독일 이민의 영향이 가장 뿌리 깊은 곳이다. 와이너리 이름과 마을의 건축물 등에서 짙은 독일의 영향을 찾아 볼 수 있다.
이 지역의 잘 알려진 와이너리는 울프 블라스(Wolf Blass), 얄룸바(Yalumba), 올란도(Orlando), 피터 레흐만(Peter Lehmann), 펜폴즈(Penfolds) 등이 있다.
④ 멕라렌 베일(Mclaren Vale): 이곳은 1838년 존 레이넬(John Reynell)이 처음으로 포도밭을 일군 곳이다. 대기업형의 와이너리가 들어오기 전까지 이 지역은 작은 와이너리들 뿐이었다. 이 지역은 오스트레일리아 내에서 가장 다양하고도 풍부한 레드 와인과 힘찬 화이트 와인을 생산해 오던 곳이다. 여름에 비가 적어 관개를 해야 한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와이너리는 다렌버그(d'Arenberg), 하디 틴타라(Hardy Tintara), 위라위라(Wirra Wirra) 등이 있다.
⑤ 야라 밸리(Yara Valley): 야라 밸리는 빅토리아 주의 수도인 맬버른 시의 가까운 곳에 있다. 야트막한 언덕으로 이루어져 있고, 날씨는 서늘한 편이며 토양은 주로 사토와 화산토로 되어 있다. 포도품종으로는 화이트에 샤르도네, 쏘비뇽 블랑, 리슬링, 세미용 등이 있고, 레드에는 까베르네 소비뇽, 쉬라즈, 메를로, 까베르네 프랑 등이 있다.
이름 난 와이너리로는 드 볼토리(De Bortoli), 도멘 샹동(Domaine Chandon) 여링 스테이션(Yering Station) 등이 있다.
그 외 오스트레일리아의 와인 산지로는 프리미엄급 와인의 약 20%를 생산하고 있는 서부 오스레일리아의 산지들이 있다. 주의 수도인 퍼스(Perth) 주변에 자리하고 있는 스완 리버 밸리(Swan river Valley), 마가렛 리버(Magaret river)) 등이 알려져 있다.
오스트레일리아의 와인 생산자는 크게 두 그룹으로 나뉜다.
① 대기업: 막강한 자분의 위력을 바탕으로 여러 와이너리들을 거느리고 다양한 브랜드의 와인을 생산한다. 이들이 오스트레일리아 전체 와인의 80%를 차지한다. 와인의 대기업으로는 다음의 ‘big 4’가 우리에게 알려져 있다.
• 비알엘 하디(BRl Hardy): 하디스(Hardy's), 레이넬(Reynell), 야라 번(Yarra Burn), 호톤(Houghton) 등의 브랜드를 가지고 있다.
• 베린저 블라스(Beringer-Blass): 울프 블라스(Wolf Blass-프레지던트스 Presidents 와인. 이글호크 Eaglehawk 와인), 살트램(Saltram), 야라 릿지(Yarra Ridge) 등의 브랜드를 가지고 있다.
• 올란도(Orlando): 헌터 힐(Hunter Hill), 제이콥스 크릭(Jacob's Creek), 올란도(Orlando), 윈담 이스테이트(Wyndham Estate) 등의 브랜드를 가지고 있다.
• 사우스코프(Southcorp): 로즈마운트(Rosemount-헌터 밸리, Diamond Blend), 린드만(lindemans), 펜폴즈 시뷰(Penfolds Seaview-‘펜폴즈 그랜지 Penfolds Grange 10년 이상의 숙성을 필요로 하는 풀 바디 와인이다.
, Thomas Hyland 시리즈) 등의 브랜드를 가지고 있다.
② 가족경영 와이너리:
• 바로사 밸리 바로사 밸리에 있는 유명한 와이너리: 울프 블라스(Wolf Blass), 얄룸바(Yalumba), 올란도(Orlando), 피터 레흐만(Peter lehmann), 펜폴즈(Penfolds) 등
에 있는 얄룸바(Yalumba)
• 헌터 밸리에 있는 유서 깊은 티렐스(Tyrell's)
오스트레일리아 와인에 쓰이는 포도의 품종은 대부분이 비티스 비니페라(Vitis Vinifera)이다. 즉 유럽 포도품종을 의미한다. 오스트레일리아 토종 품종은 거의 찾아 볼 수 없다. 오스트레일리아 와인의 포도품종 가운데 쉬라즈(Shiraz-다른 나라에서는 syrah라고 한다.)가 단연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 시라즈로 만든 레드와인은 아주 진한 적갈색(까베르네 쏘비뇽보다 더욱 찐한 색이다.)을 띄고 있으며, 냄새도 아주 독하고 자극적이다. 이 시라즈로 만든 와인으로서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와인이 팬폴즈(Penfolds)사의 그레인지 헤르미테이즈(Grange Hermitage)이다. 화이트의 경우에는 샤르도네(Chardonnay)가 가장 많은 분포를 보이고 있다. 레드의 경우 쉬라즈 이외에 까베르네 소비뇽, 메를로, 삐노 누아, 비오니네 등이 있고 화이트에는 샤르도네 다음에 세미용, 리슬링 등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오스트레일리아 와인의 라벨은 다음과 같이 3가지의 경우가 있다. 그러나 미국식이다. 특히 영어로 표기되어 있어 한 층 더 이해하기 쉽다.
① 버라이어틀 와인(Varietal Wine): 라벨에 특정한 포도품종을 표기하는 경우이다. 라벨에 표기된 품종의 85% 이상으로 와인을 양조하여야 한다.
② 버라이어틀 블렌드 와인(Varietal Blend Wine): 두 개 이상의 품종을 사용해 블랜딩한 경우로써 어느 한 품종이 85%를 넘지 못하는 경우이다. 라벨에는 중요도의 순서에 따라 표기된다. 쉬라즈-까베르네 소비뇽(Shiraz-Cabernet Sauvignon)으로 표기되어 있다면, 예컨대 쉬라즈가 70%, 까베르네 소비뇽이 30%로 블랜딩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③ 제너릭 와인(Generic Wine): 라벨에 특정한 산지와 포도품종이 표기되는 경우이다. 그 포도품종의 85% 이상이 표기된 지역에서 생산된 것이어야 한다. 예컨대, 바로사 쉬라즈(Barossa, Shiraz)라고 표기되어 있다면, 바로사 지역에서 시라즈가 85%이상 생산된 것을 의미한다.
현재 오스트레일리아의 <제이콥스 크릭(Jacob's Creek)>은 세계 판매 1위이고, <옐로우 테일(Yellow tail)>은 미국 판매 1위의 브랜드이다. 오스트레일리아 와인은 거부감이 없는 맛과 과일 맛이 많이 나기 때문에 우리나라 사람들이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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