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이탈리아 와인 이야기 (4)- 비노 노빌레 디 몬테풀치아노

<인문 일기>에서 매주 토요일은 와인 이야기를 하는 말이다. 지금 나는 이탈리아 토스카나 지방 와인 여행을 하고 있다. 다음 지도는 지역의 와인을 이해 하는 힘이 된다.

우리가 알다시피, 토스카나의 중심 도시는 피렌체(이탈리어 Firenze, 영어로는 Florence)이다. 이곳은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본고장이다. 오랜 세월 동안 메디치 가문이 다스렸다, 피렌체는, 가문의 예술 애호사상(메세나)으로 인해 많은 르네상스 대표 예술가들의 작품이 곳곳에 널려 있어, 마치 도시 전체가 박물관 같은 느낌을 준다. 이로 인해 도시 전체가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 생각나는 대로 도시를 대표하는 인물들을 나열해 본다. 레오나르도 다빈지, 미켈란젤로, 라파엘로, 보티첼리, 갈릴레오 갈릴레이, 니콜로 마키야벨리 등이다.

 

유학 시절에 나는 도시에서 일주일 동안 묶은 적이 있는데, 하나도 지루하지 않았다. 르네상스라는 말은 프랑스어 이다. Renaissance. 여기서 naissance 뜻이 '탄생'이다. 're' '다시'라는 말이니까, 르네상스는 '재탄생', '부활'이라는 말이다. 르네상스를 이해하려면, 다음 그림을 PC 바탕화면에 깔고 자주 들여 보아야 한다.

 

‘부활’을 뜻하는 르네상스란 말에는 종교와 신학을 강조했던 중세 1000년 동안 잊힌 그리스 로마 고대 문화를 되살린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이상적인 아름다움을 보여준 고대 그리스 미술 정신을 재생시켜 고대의 권위를 되찾자는 것이다.

 

쉽게 역사를 구분할 , 우리는 고대-중세-근대-현대로 잇는다. 중세(中世)라는 말은 중간 세상을 줄인 말이다. 근대와 대립되는 고대 사이에 있다. 여기서 근대가 르네상스이다. 르네상스의 대표 화가 라파엘로의 <아테네 학당>에는 그 점이 잘 나타나 있다. 고대 그리스인들의 지혜를 되살리자는 의도에서 라파엘로가 아테네 학당에 모인 수많은 그리스 학자들의 모습을 그렸다. 오늘 아침에 공유하는 그림에 붙여진 이름을 보고, 꼼꼼하게 들여 필요가 있다.

 

가운데 백발의 플라톤은 하늘을 가리키며 정신적인 이데아의 세계를 강조하고, 젊은 제자 아리스토텔레스는 땅을 가리키며 감각적인 지상세계도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화면 아래 왼쪽에 무언가를 계산해서 쓰고 있는 피타고라스가 보이고, 오른쪽에는 지구본을 들고 열심히 설명하는 천문학자 프톨레마이오스와 그 아래 컴퍼스로 무언가를 그리고 있는 기하학의 거장 유클리드도 있다. 모두 전문 분야에 맞는 포즈와 행동을 취하며 열심인데, 유독 디오게네스만이 그리스 시대 기인 답게 계단 위에 걸터앉아 사색에 잠겨 있다.

 

이화여대 박일호 교수는 다음과 같이 말한 적이 있다. "라파엘로가 그림 구성에서 통일성을 이루었기에 그리스 지성의 힘이 더 크게 느껴진다.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를 중심으로 인물을 대칭적으로 배치했고, 벽면과 천장의 패널을 원근법적으로 점점 좁혀가면서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 사이에서 초점을 이루게 했다. 계단 위 인물들이 이루는 일직선과 천장 위의 정점을 연결하는 삼각형 구도가 안정감을 만들어냈고, 배경의 높고 거대한 천장으로 웅장하고 당당한 아테네 학당의 권위도 살렸다."

 

 

시를 공유하고, 오늘의 와인 읽기를 이어간다. 아침 사진을 아침마다 나를 반겨주는 우리 제라늄을 가까이 찍어 보았다. 꽃이 "그랬다."

 

 

그랬다/박노해

 

지구를 살리자

너나없이 소리치자

지구가 그랬다

 

너희 동네나 살려

 

자연을 지키자

너나없이 소리치자

자연이 그랬다.

 

자신을 지켜

 

 

오늘은 비노 노빌레 디 몬테풀치아노 와인 이야기를 한다. 다음 와인의 라벨을 읽어 본다.

(1) TENUTA TEROSE(떼누타 떼로제): 와인 이름이름이다. Tenuta 영어로 estate 의미이다.

(2) VINO NOBILE di MONTEPULCIANO(비노 노빌레 몬테풀치아노): 와인은 17세기에 이미 ‘토스카나 와인의 왕’으로 군림했었다. 귀족(nobile)과 군주들이 즐겨 마시던 와인으로 명성을 이어오고 있다. 쁘루뇰로 젠띨레(Prugnolo gentile, 산지오베제의 변종)라는 품종으로 양조하는데 이것 역시 산지오베제의 지역 이름이다. 비노 노빌레는 최소 2년의 숙성을 거치며 리제르바의 경우 6개월의 병입 숙성을 포함, 적어도 3년의 숙성을 필요로 한다. 부르넬로 디 몬치노를 근육질의 와인이라 표현한다면, 비노 노빌레는 우아하고 기품 있는 와인이라 말할 수 있다. 몬테풀치아노 마을은 중세 시대의 작은 마을이다. 과거 지역을 지배했던 귀족들에게 바치는 와인이었다.

 

와인은 19세기에 처음 만들기 시작한 브루넬로 몬탈치노(BDM)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세계적인 평가를 받았다. 이유는 Biondi-Santi 양조장 가문이 품질 향상에 힘을 기울이고, 세계를 누비며 와인을 알리고자 노력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BDM 묵직하고 진한 덕에 미국 평론가들의 입맛에도 맞아 매번 높은 점수를 얻으며 언론에 계속 노출되면서 짧은 시간에 세계적인 인지도를 얻게 되었다. 반면 비노 노빌레 몬테풀치아노는 지역 전체를 이끌 만한 와인너리가 없었을 뿐만 아니라 우아하고 섬세한 와인을 만드는 와인너리가 많기에 미국 언론에도 상대적으로 적게 등장하거나 낮은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20세기 들어 인기가 하락했지만 와인 소비자들의 입맛이 달고 진한 와인에서 부드럽고 섬세한 와인으로 옮겨가고 있어 명성을 되찾을 것으로 예상한다.

(3) Denomiazione di Origine Controllata e Garantia(데노민아지오네 오리진느 콘트롤라타 가란티아): DOCG 1 등급 와인이라는 말이다.

(4) ANNATA(아나따) 2013: 이탈리아어로 "수확연도" 말한다. 빈티지(vintage) 말이다. 그러니까 2013년에 수확한 포도로 만든 와인이다.

 

참고로, 여기서 Montepulciano 지도에서 보는 것처럼, 피렌체에서 남쪽으로 120Km 떨어진 마을 이름이다. BDM, 브루넬로 몬탈치노 와인이 나오는 몬탈치노와 가깝다. 이탈리아 와인에서 몬테풀치아노는 가지로 사용된다. 하나는 전에 말했던 것처럼 마을 이름으로, 다른 하나는 포도품종을 말한다. 한국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저렴해서 팔리는 와인, 몬테풀치아노 다부르쪼(Montepulciano d'Abruzzo)에서의 몬테풀치아노는 포도 품종 이름이다.

사진에서 보는 아부르쪼(Abruzzo) 이탈리아 동남쪽에 위치한 주이름이다. 지역은 와인보다는 농업과 유업이 더욱 발달된 지역이다. 사진 속의 와인은 DOC급이다. 여기서 몬테풀치아노가 포도품종 이름이다. 와인은 초보자 와인으로 바디가 약하다. 그러나 가격 경쟁력이 뛰어나다. 오늘 공유하는 사진의 요리오(Jorio) 우리 시장에 많이 노출되어 있고, 사람들이 좋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