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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와인 여행

토요일에 만나는 와인 이야기
(2021년 10월 11일)

오늘은 토요일로 와인 이야기를 하는 날이다. 오늘은 칠레 와인 여행을 떠난다. 칠레 와인이 세계 시장에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기존 시장의 질서와 메커니즘이 지나치게 경직되어 있는 틈새를 저렴한 가격으로 새로운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프랑스 와인이 언제나 명성과 값비싼 그랑 크뤼(Grand Cru)의 위력을 앞세우고, 이탈리아 와인도 전통만을 내세우고, 캘리포니아 와인이 새 귀족으로 발돋움하려는 동안 칠레 와인은 그 틈새를 이용해 대단한 약진을 보이고 있다.

칠레 와인의 장점은 넉넉한 맛과 마시기 수월한 이점, 강건함과 묵직함, 탄닌이 짜임새 있게 잘 어우러져 훌륭한 조화를 이뤄내는 풀바디(full body)한 보르도적인 와인 스타일에다 큰 부담이 없는 값이다. 게다가 기존 와인 공급 시장의 폐쇄적이고 귀족적인 성향이 소비자의 매력을 등지게 할 때, 칠레는 외국 자본을 때맞춰 유치하고, 양조 기술의 혁신으로 질 좋은 프리미엄급 와인을 내놓고 있다. 프랑스의 바롱 필립 드 로췰드(<알마비바(Almavivia)>, 에라주리즈(Errazuriz)와 캘리포니아의 로버트 몬다비(Robert Mondavi) 와의 자본 결합(<세냐(Seňa)>) 등이 칠레 와인 산업을 한 단계 끌어 올리는데 공헌했다. 와인 양조는 이제 국경을 초월해 가고 있다. 높은 기술력을 맞이한 새 토지에서 어떤 와인이 나올 것인지 아주 흥미로운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게다가 남위 30도의 작열하는 태양, 안데스 산맥의 청정 지하수를 빨아들여 자란 포도로 만든 와인은 세계 시장에서 각광을 받을 수밖에 없다. 칠레의 와인 양조는 16세기 스페인의 통치를 받던 때부터 시작되어, 19세기에는 유럽 산 포도 묘목을 대량으로 들여오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이 나라는 기후와 토양이 포도 재배에 알맞은 조건을 모두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전 세계에 퍼진 필록세라(포도나무 뿌리 진딧물 해충)의 피해를 입지 않은 유일한 나라가 칠레뿐이었기 때문에 양조 자가 유럽으로부터 대거 이주해 와서 유럽의 전통적인 양조 기술을 전수해 주었다. 다른 와인 생산 국가들이 주로 자연적인 조건과 싸웠다면, 칠레는 주로 정치적인 문제가 와인의 발전에 장애가 되었다. 식민지 시대에는 와인 산업이 커져만 가는 칠레에 위기감을 느낀 스페인 정복자자들의 방해, 1902년 알코올 규제법의 제정, 1938년 와인 생산량을 규제하는 법이 원인이었다. 2차 세계대전이후에는 정부의 수입 규제 조치로 와인 양조의 기술 발전을 위한 장비와 기계 수입이 안 되었다. 게다가 살바도르 아옌데(Savador Allende)의 사회주의 정권이 수립되면서 급진적인 토지개혁 아래 많은 포도원이 사라지었다. 그러나 1985년을 기점으로 칠레의 와인산업은 크게 발전하기 시작한다.

위에서 이미 말했던 것처럼 칠레 와인의 장점은 와인의 맛이 넉넉하고 어느 정도 깊이를 지니고 있으며 또한 알맞은 밸런스를 보임으로서 굳이 탓할 만한 빌미를 주지 않는다. 이에 더하여 채식을 주로 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입맛에 쉽게 어울린다. 게다가 칠레 와인은 늘 태양이 쬐이는 따뜻한 남국의 기온으로 인해 북반구의 유럽 여러 나라들의 와인에 비해 탄닌이 보다 유순하고 부드러워 한결 마시기가 수월한 것이 장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칠레와인도 여러 가지 결점을 지니고 있다. 칠레의 모든 와인들이 단조롭고 투박한 맛을 보인다. 오랜 기간 칠레 와인을 마시면 쉽사리 싫증을 일으킬 소지가 있다. 이런 면은서 칠레 와인이 가진 숙명적인 한계이다. 두 번째 결점은 섬세하고 복합적인 맛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 점이 구세계의 수준 높은 와인들과 비교된다. 다음 토요일에 칠레 와인 이야기는 더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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