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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값/신현수

박한표 2023. 2. 6. 07:19

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오늘 읽을 와인은 처칠이  사랑한 샴페인 폴 로제(Pol Roger)이다.

(1) 병 목의  POL ROGER(뽈 로제): 샴페인 회사 이름이다. 요즈음은 아주 드문 가족 경영 형태의 삼페인 회사이다. 현금 으로 무장한 대기업 , 특히 LVMH 그룹(Louis Auitton Moet Henessy, 루이 비통, 모에 헤네시)같은 큰 회사들이 샴페인 하우스를 사들인다. 그런데 뽈 로제는 1849년 설립되어 외부 자본의 간섭 없이 가족 승계로만 가문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자식들은 아버지의 이름인 뽈 로제를 통째로 성으로 삼으며 유지를 받들었다. 그 이후 그들 가족의 성은 로제가 아니라, 뽈 로제가 되었다. 그리고 호일이 화이트로 요즘엔 웨딩 와인으로도 유명하다. 특히 2011년 영국 윌리엄 왕자와 케이트 미들런의 웨딩 샴페인으로 사용되었다.  하야 호일과 레이블이 순백의 웨딩드레스를 연상시킨다는 것이다.

(2) 중앙에 있는 골드 색상의 라벨은 영국 인증 마크이다. 2004년부터 영국 황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위해 공식 납품되어 왕실 인증서를 받았다고 한다.

(2) CHAMPAGNE Pol Roger Reserve Brut NV: 프랑스 샹빠뉴 지방의 샴페인 뽈 로제,  리저브, 부뤼트 뽈-로저는 윈스턴 처칠이 가장 사랑한 와인으로 유명하다. 뽈 로제와 처칠과의 관계는 1944년 전의 일이다. 지혜와 미모로 뭉친 손자 며느리 오데트 뽀 로제(Odette Pol Roger)가 일흔의 처칠을 한 파티에서 만나게 된다. 당시 오데트는 33세였다고 한다. 그 자리에서 그녀가 권한 1928년산 뽈 로제 샴페인 마시고 처칠은 그 맛에 매료되었다고 한다. 그 이후 처칠은 뽈 로제를 샴페인의 으뜸으로 꼽게 되었다고 한다. 얼마나 이 샴페인을 좋아했는지 자신의 경주마 이름을 오데트로 지었다 한다. 그후로도 여러 차례 만나 우정을 확인했고, 지금까지 처칠 가문에 와인을 선사하고 있다 한다.

여기서 잠시 흥미로운 이야기 하나를 한다. 샴페인 가문의 여성을 유독 미망인이 많다. 가장 유명한 분이 뵈브 끌리꼬(Veuve Clicquot) 샴페인 회사의 끌리꼬 마망인이다 뵈브(Veuve)라는 프랑스어가 '미망인'이다. 끌리꼬 여사의 능력을 자축하기 위해 회사명을 그녀 이름으로 삼을 정도이다. 브뤼트(brut, 드라이)를 최초로 개발한 뽀므리(Pommery)  삼페인의 뽀므리 역시 미망인이었다. 오데트 뽈 로제도 역시 45세에 남편을 잃고 회사의 경영을 44년 동안 맡았다. 그녀도 처칠처럼 오래 살다가 89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또 다른 흥미로운 이야기도 있다. 처칠은 매일 샴페인을 하루에 한 병 씩 마셨다 한다. 그래서 아내가 마시지 못하게 하곤 하였다 한다. 처칠은 아내를 설득하기 위해 아내가 원하는 반병보다는 좀 크고, 아내가 덜 걱정하는 한 병보다는 좀 작은 새로운 크기, 즉 영국 맥주에 주로 쓰이는 임페리얼)Imperial Pint, 약 0,57리터) 규격의 샴페인을 만들어 처칠 부부에게 보내주었다 한다. 하지만 처칠 사후에는 더 이상 그 병 크기의 샴페인을 생산하지 않았다.

처칠이 91세의 나이(1965년)로 세상을 뜨자. 뽈 로제가 가장 먼저 한 일은 조의를 표한 것으로 유명하다. 샴페인에 검은 리본을 달아 그의 서거를 알렸다. 그리고 처칠 서거 후(1975년) 뽈 로제는 '원스턴 처질 경 꾸베(Cuvée Sir Winston Churchill)"로 애도를 표했다. 뽈 로제 샴페인 회사의 최상의 브랜드이다. 좋은 포도밭의 고급 포도를 단 한 번 압착한 후 나온 즙으로 양조한 샴페인이다. 오크 통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포도의 싱그러움을 기초로 삼아 8년 동안 숙성시킨 '처칠 샴페인'은 생전의 처칠의 입맛에 따라 피노 누아르가 많이 혼합되어 있어 입안에 꽉 차는 풍성함이 그 매력이다.

처칠이 했던 샴페인에 대한 찬사는 유명하다. "한 잔의 샴페인은 유쾌함을 주고, 용기를 북돋우며, 상상력을 자극하며 재치가 넘치게 한다." "난 샴페인 없이 못 살 것 같다. 샴페인은 승리에는 마실 자격이 되고, 패배에도 필요하다." 와인 전문가들은 이 샴페인과 묵은지로 끓인 김치찌개와 잘 어울린다고 한다. 처칠 샴페인에서 묵은지를 지지면 풍겨 나오는 묵은 향기 때문이라 한다.

잠시 시 한편을 읽고, 샘페인 양조를 어떻게 하는지 이야기 하고, 토요일에 만나는 와인 이야기를 마친다. "사람을 사람 답게 하는 것은 염치(廉恥)다. 염치란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이다. 염치를 모르는 인간이 지도자가 되면 나라는 불행해진다. 무지, 오만, 비굴, 탐욕의 인간 군상들을 매일 TV로 접한다. 참으로 뻔뻔하다. 갑남을녀 대부분은 술값 몇 푼으로 조바심 친다. 조무래기라 그런 걸까? 염치는 헌신짝처럼 차버려야 높은 자리에 올라갈 수 있는가 보다. 차라리 위선이 그리워지는 요즈음이다. 내 이야기가 아니다." 이 시를 소개한 [먼. 산. 바. 라. 기.]님 이야기이다. 그런데 와인 이야기를 하다가. 이 시가 생각났다.

술값/신현수

말 많이 하고 술값 낸 날은
잘난 척한 날이고
말도 안하고 술값도 안낸 날은
비참한 날이고
말 많이 하고 술값 낸 날은
그중 견딜 만한 날이지만
오늘, 말을 많이 하고 술값 안낸 날은
엘리베이터 거울을
그만 깨뜨려버리고 싶은 날이다.

스파클링 와인(발포성 와인)의 양조는 다르다.

스파클링 와인의 양조는 이제까지 우리가 말한 일반와인과 양조하는 방법과 다르다. 스파클링 와인이란 병 안에 기포와 거품을 가지고 있는 와인이다. 이 기포는 탄산가스 때문인데, 이 탄산가스는 자연 발생적으로 생긴 것이다. 포도즙을 발효하면, 탄산가스가 생기는데 일반와인은 이 가스가 방출되도록 하는 반면, 스파클링 와인은 이 가스를 병 안에 담겨 있게 하는 것이다. 일차 발효주에 이어 이차적으로 당분과 효모를 투입, 병 속에서 발효를 얻어 양조하는 것이다 샹빠뉴 지방의 샴페인을 위시해 프랑스의 많은 발포성 와인이 이 방법을 사용한다. 이 양조방법을 샹빠뉴식 방법(méthode champenoise)이라고 부른다.

발포성 와인의 가족들은 다음과 같다.
- 샴페인(Champagne): 프랑스
- 크레망(Crément) : 프랑스 크레망이란 발포성 와인으로써 샹빠뉴 지방 이외의 지역에서 양조될 때 붙여지는 이름이다. 프랑스의 4대 크레망은 알자스, 부르고뉴, 루아르 그리고 리무(limoux)의 크레망이 있다.
- 무쐬(Mousseux): 프랑스
- 프리잔떼(Frizzante): 이탈리아
- 스뿌만떼(Spoumante): 이탈리아
- 까바(Cava): 스페인
- 젝트(Sekt): 독일

그리고 발포성 와인의 양조과정을 간단하게 그려보면 다음과 같다.
① 기초 와인의 선택: 발포성 와인을 만들기 위해 일반적으로는 화이트와인으로 선택한다.
② 2차 발효: 기초 와인의 병 속에서 2차 발효를 얻기 위해 약간의 효모와 당분을 넣고 봉한다. 수개월 동안 섭씨 10°C~12°C의 지하 셀러에 보관해서 발효시킨다.
③ 르 르뮈아쥐(le remuage): 병 속에서 2차 발효가 끝나게 되면 효모의 찌꺼기가 남게 된다. 이를 제거하기 위해 병을 거꾸로 세워 여러 번 돌리기를 되풀이 한다. 그러면 찌꺼기가 병목에 쌓인다. 이 과정을 ‘르 르뮈아쥐’라고 부르며, 사람이 직접 손으로 하거나 기계가 작업을 하게 된다.
④ 르 데고르쥐망(le dégorgement): 르 르뮈아쥐에 의해 찌꺼기가 쌓이면 병을 거꾸로 해서 영하 섭씨 25°C~30°C의 냉각 소금물에 병목을 잠기게 하면 병목이 순간적으로 언다. 그 후 찌꺼기를 병 밖으로 빼내기 위해 충격을 가하게 되면 병 속에 남아 있는 가스(발효 때 생성)의 힘으로 찌꺼기가 바깥으로 튕겨 나간다. 이를 ‘르 데고르쥐망’이라 부른다.
⑤ 르 도자쥐(le dosage): 병목의 찌꺼기가 튕겨 나가면서 와인도 약간 빠져나간다. 이를 채우기 위해 다시 일정량의 와인과 설탕을 넣는다. 이를 ‘르 도자쥐’라 부르며 설탕의 비율은 얻고자 하는 샴페인의 성격(brut, doux 등)에 따라 조절하게 된다.
⑥ 병입: 위의 과정이 끝나면 쇠고리가 달린 병마개를 봉인하여 병 속의 압력을 견디어 낼 수 있는 상품으로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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