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 이야기: 부르고뉴 와인
눈에 보이는 대로 이 와인 병을 읽으면,

- 우선 214년 빈티지이다. 2014년에 포도를 따서 와인을 만들었다는 이야기이다.
- 와인 이름 알록스-꼬르똥(Aloxe-Corton)이다. 이 이름은 포도가 나온 동네 이름이며, 와인 이름이기도 한다. 프랑스>부르고뉴>꼬뜨 도르>꼬뜨 뒤 본>알록스-꼬르똥으로 이어지는 부르고뉴 와인 산지를 알아야 읽는다.
- 등급 1등급(1er cru)라는 말이다. 이 지역에 1등급이란 라벨에 포도 산지 뿐만 아니라 자신의 포도밭 이름을 쓸 수 있다는 말이다. 이 와인의 밭 이름은 "Les fournieres"이다. "여성 빵가마 소유주들"이란 말이다.
부르고뉴의 와인 등급 체계는 보르도와는 다르다. 4개의 등급으로 나뉘는데, 가장 아래 단계는 광범위한 지역 명(Région), 즉 부르고뉴(Bourgogne)를 쓴다. 예를 들면, ‘부르고뉴 명칭 통제(Appelllation Bourgogne Contrôlée)라고 라벨에 표기된다. 그 위의 등급은 부르고뉴 지역에 있는 마을 이름(Commune, Village)을 쓴다. 예를 들면 ‘본 로마네 명칭 통제(Appellation Vosne-Romanée)’라고 라벨에 표기된다. 그리고 1등급과 특 등급에는 그 와인이 생산되는 포도밭을 표시해주는데, 1등급(Premier Cru)에는 그 와인 생산된 마을 이름과 포도밭 이름을 같이 표기한다. 특등급(Grand Cru)에는 그 마을 중 가장 좋은 특정 포도밭 이름을 원산지 명으로 사용한다. 포도밭의 질이 와인의 질을 좌우하는 부르고뉴만의 품질 등급 부여 방법이다.
- 정부가 공식적으로 허락한 등급 표시는 그 담에 적인 작은 글씨이다. APPELLATION ALOXE-CORTON 1er CRU CONTROLEE이다. AOC(1등급) 와인이라는 말이다.
= 그 다음은 와인을 만든 양조장 이름이다. DOMAINE ANTONIN GUYON이다. 부르고뉴에서는 포도밭을 소유하고 재배, 양조, 병입까지 모두 행하며, 출하까지 일관된 생산 활동을 하는 곳을 도멘(Domaine)이라고 한다. 실제로는 도멘이라도 자금 조달 등의 이유로 일부 와인은 병입하지 않은 상태로 네고시앙에 넘기는 일이 있다. 보르도 지방의 샤또(Château)와 비슷한 용어이다.
- 그 다음은 양조장 주소이다.
- 끝으로 이 와인을 병입한 주체가 나온다. 그런데 부르고뉴 지방은 하나의 포도밭에 복수의 도멘이 있는 경우가 많다. 라벨에 ‘미 장 부떼이유 오 도멘(Mise en Bouteille au Domaine)’ 혹은 ‘미 조 도멘느(Mis au Domaine)’로 표시되어 있으면 도멘이 만든 와인이다. 토양이 지닌 맛을 살린 와인이다.
그리고 부르고뉴 지방에는 포도의 재배와 양조는 하면서도 병입 설비를 가지고 있지 않은 생산자도 많다. 재배와 양조만 하여 오크통 상태로 넘긴다. 그래서 생산자와 네고시앙과의 거래를 중개하는 꾸르띠에(Courtier, 중개인)가 있다. 그리고 네고시앙(négociant)이라 불리는 와인 전문상인들은 오크 통째 사서 같은 밭의 다른 와인과 혼합해서 병입시키고, 일정 기간 숙성 시킨 뒤에 출하한다. 라벨에 네고시앙 엘르뵈르(négociant-éleveur)의 표시가 있으면 네고시앙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다. 혼합 기술의 차이가 맛에 반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