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 마시기란 '감정을 환기시키는 것이다.'
4년 전 오늘 글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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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코로나-19의 3차 대유행은 앞선 두 번의 대유행과 달리 특정 지역, 시설을 중심으로 대규모 발생하는 형태가 아니라 암암리에 퍼지고 있어 더 큰 위협이다. 여기에 겨울이 시작되며 난방기 사용은 늘지만 환기하기에는 더 힘든 계절적 상황이 겹치며 앞으로의 전망을 더 어둡게 하고 있다. 최근에는 환기가 되지 않는 곳에서 냉난방기가 문제이다. 냉난방기는 외부 공기를 유입시키지 않고 내부 공기만을 순환시키는 방식이라 아무리 많은 시간을 가동해도 환기가 되지 않는다. 결국 환기를 시키지 않고 냉난방기만 가동하면 조금의 바이러스로도 공간 전체가 바이러스 위험지대가 돼버리는 것이다. 방역당국도 당시 대규모 감염의 원인으로 환기 부족을 꼽았다.
마찬가지로 감정도 환기를 시켜야 한다. 요즈음 핫(hot)한 단어가 환기(換氣)이다. 순 우리말로 하면 '공기갈이'이다. 또는 통풍(通風)이라고도 한다. 특정 공간의 환경을 유지 또는 개선하기 위해 외기를 도입하여 내부의 공기를 배출하는 것이다. 다 '통할 통(通)"이 문제이다. 막히면 문제가 일어나는 것이다.
오늘은 토요일이라 와인 이야기를 하는 날이다. 와인 마시기란 '감정을 환기시키는 것이다'라는 말을 하려고 한다. 마음도 몸과 똑같이 대우해줘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감각이 객관적이라면, 감정은 주관적이라고 본다. 마음이란 몸이 객관적으로 감각한 것에 주관성이 개입하여 감정이 되어 머문 것이다. 그래 마음을 안정시키려면 감정 관리를 해야 한다. 감정을 무조건 억압만 하면 안 된다. 예컨대, 자신의 마음을 툭 털어놓고 누구와 대화를 해야 한다. 이때 필요한 것이 와인이다.
흔히 어떤 생각이 자신의 마음을 치명적인 질식 상태로 몰아 넣는다. 흔히 자신의 마음에 억울함과 분노의 감정을 쌓아 놓는다. 이런 경우 마음의 환기가 필요하다. 감정은 마음의 감각이다. 감각은 몸이 느끼는 것이다. 감정은 마음이 느끼는 것이다. 몸은 객관적이라면, 감정은 마음 속에 있는 주관적인 생각이 만들어 내는 감각이다. 좀 천천히 다시 생각해야 한다. 감각은 우리의 생존에 아주 중요한 요소이다. 감각하지 못하면, 생존할 수 없다. 예컨대, 우리가 통증을 느끼지 못하면, 다쳐도 피할 방법을 찾지 못한다. 통증을 비롯한 감각들은 우리 몸에 이상이 있을 경우 빨리 원인을 찾아 해결하라는 신호기 역할을 한다. 마음의 감각인 감정이 하는 역할도 똑같다.
내가 느끼는 감정에 대해 알지 못하고 그것이 보내는 신호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할 때 우린 마음의 병을 앓을 수밖에 있다. 뿐만 아니라, 내 마음이 아프다는 것을 알아야, 남의 아픈 마음도 헤아릴 수 있다. 우리 뇌에서 공감의 능력에 작용하는 세포를 작동시키는 것은 생각이 아니라 감정이다. 공감 능력을 높이려면 자신의 마음에 대해 잘 알고 대처해야 한다. 마음을 환기시키는 법은 내 감정을 있는 그대로 느끼고 수용하는 일부터 이다. 그 감정을 누르지 말고, 풀어야 한다. 그때 필요한 것이 와인이다.
지난 주에 이어, 내추럴 와인 이야기를 하려고 했는데, 서론이 너무 길었다. 그만큼 감정의 환기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코로나-19는 3차 유행이라는 이름을 달고 다시 창궐하는데, 우리 사회는 양분되어 이전투구(泥田鬪狗)를 한다. 이전투구는 진흙 밭에서 개가 싸운다는 말이다. 명분이 서지 않는 일로 몰골 사납게 싸움을 한다는 말이다. "낮술" 한 잔하고, 지금은 '이전투구'를 멈추고, '오월동주(吳越同舟)'할 때이다. 춘추전국시대의 오나라와 월나라의 싸움은 '와신상담(臥薪嘗膽)'이라는 고사성어를 낳을 정도로 치열했다. 그러나 오나라와 월나라 사람이 우연히 같은 배를 타고 강을 건너다가 풍랑을 만나 배가 흔들리면 배가 가라앉지 않도록 같이 노력한다는 말이 '오월동주'이다.
낮술/이승희
패랭이 꽃잎 속으로 조그만 철대문이 열렸다. 하굣길 딸내미인가 싶어 슬그머니 들여다보는데, 바람이 등을 툭 치고 간다. 꽃이 파란 철대문을 소리 내어 닫는다. 등이 서늘하다.
빌딩 사이에 누가 낡은 자전거 한 대를 소처럼 나무에 붙들어 매놓았다. 그늘 아래 묵묵히 서 있는 자전거가 날 보고 웃는다. 어쩌자는 것이냐 말도 못 하고 나도 웃는다.
햇볕이 비스듬히 떨어진다.
그래도 살아보겠다고.
직립보행.
이어지는 내추럴 와인 이야기는 나의 블로그로 넘긴다. https://pakhanpyo.blogspot.com 을 누르시면 보실 수 있다. 지난 달에 공동 구매를 제안한 프랑스 내추럴 와인이 20 여병 남았다, 구매하시고 싶으신 분은 나의 글, 11월 28일 자를 보시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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