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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 와인 이야기

박한표 2023. 10. 18. 10:18

지난 주까지 우리는 스페인 와인 여행을 했다. 이젠 포르투갈로 넘어간다. 포르투갈 하면 알코올 도수가 높은 단맛의 주정강화와인 포트를 떠올리지만, 포르투갈은 로마시대부터 품질 좋은 와인을 생산해 오고 있는 나라이다. 특히 세계 최초로 와인의 원산지 관리법을 제정해 일찍부터 품질을 관리해 왔다.

포트와인은 1756년부터, 일반 와인은 1907년~1908년부터 시작되었다. 그런 이유로 1943년부터 판매되기 시작한 가볍고 산뜻한 맛의 <마테우스 로제(Mateus Rosé) 와인>은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와인으로서 그 명성이 높다. 그러니까 포르투갈 와인의 수출량에서 가장 많은 양을 차지하는 와인이다. 그 중에서도 소그라페(Sogrape) 사의 마테우스 로제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고 있는 로제 와인이다. 약발포성와인으로 상쾌한 맛이 있어 인기가 있다. 전 세계 사람들이 즐겨 마시고 있는 이 로제와인은 포르투갈을 대표하는 와인이라고 할 수 있지만 생산지가 여러 곳이기 때문에 고급 와인의 범주에는 들지 못한다.

포르투갈 와인의 등급은 다음과 같다.
① DOC(Denomiaçâo de Origen Controlada): 프랑스의 AOC에 해당되는 최상급 와인이다. 옛날부터 와인 특산지로 지정되어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지역으로 포르토(Porto), 도우로(Douro), 마데이라(Madeira), 카르카벨루스(Carcavelos), 세투발(Setùbal), 다웅(Dão), 바이라다(Bairrada) 등 24개 지역이 와인의 라벨에 표기할 수 있다.
② IPR(Indicaçâo de Proveniencia Regulamentada): 최근에 와인 특산지로 지정된 31지역에서 생산된 와인인 우수와인 등급이다. 프랑스의 VDQS에 해당한다.
③ 비뉴 레지오날(Vinho Regional): 프랑스의 벵 드 뻬이(Vin de Pays)급에 해당하는 지방명칭 와인으로 DOC지역도 IPR지역도 아닌 지방에서 품종이나 규정에 얽매이지 않고 생산된 와인이다. 테이블 와인 중에서도 산지명의 표시가 인정되고 있는 와인이다.
④ 비뉴 드 메자(Vinho de Mesa): 프랑스의 벵 드 따블(Vins de Table)에 해당하는 일반 대중적인 와인이다. 원산지 명을 표시할 수 없는 테이블 와인이다. 생산량에서는 가장 많다.

유럽연합(EU) 공통 규정에는 법에 명기된 특산지에서 지정된 품종, 포도재배법, 양조법 등을 준수하여 생산한 와인에 VQPRD라고 라벨에 표기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포르투갈의 DOC 지역와인 생산업자들은 세계에서 제일 먼저 특산지로 지정되었다는 명예를 지키기 위해 VQPRD 대신 DOC로 표기하기를 고집한다. 반면 IPR이라는 표기보다는 VQPRD를 상표에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의 와인 생산국이 까베르네 쏘비뇽, 샤르도네 등 프랑스산의 포도품종 재배에 주력하고 있는 것에 비해 포르투갈은 지금도 거의가 포르투갈 고유의 포도품종을 고집하고 있다. 포르투갈 와인은 단일 품종으로 만드는 경우는 적고 거의 대부분이 혼합 품종을 포함해 여러 종류를 섞어 사용한다. 각 지역마다 그 지역만의 독자적인 품종이 있다. 우리에게 알려진 포르투갈의 포도품종은 다음과 같다. 또우리가 나시오날(Touriga Nacional), 띤따 까웅(Tinta Căo), 띤따 로리즈(Tinta Roritz), 띤따 바로까(Tinta Barroca), 또우리가 후란세사(Touriga Francesa), 띤따 아마렐라(Tinta Amarela) 등이다.

지도에서 보는 것처럼, 포르투갈 와인은 전국에서 생산되고 있으나 지명도가 높은 산지는 북쪽의 도우로(Douro)강 유역에 몰려 있다. 이 지역의 깊은 계곡에는 편암으로 이루어진 구릉지가 이어지는데, 이곳 일대에서 포트와인이 많이 생산되고 있다. 포트와인이 주로 도우로 강 상류의 알토 도우로 지역에서 재배된 적 포도와 청포도로 만들어진다. 발효 도중에 브랜디를 첨가해 알코올 도수를 높인다. 출하되는 항구의 이름이 포르토라서 포트와인(또는 포르토 와인)이라 부르게 되었다. 와인 산지의 단순한 지도를 더 공유한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포르투갈에서만 생산되는 와인으로 <비뉴 베르데(Vinho Verde)>가 있다. 이것을 영어로 말하면, <그린 와인(Green Wine)>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와인 색깔이 녹색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것은 잘 못 생각한 것이다. 여기서 베르데(Verde)의 의미가 ‘어린(young)’이다. 구에데스(Guedes)사의 마테우스(Matheus)가 유명 브랜드이다. 조금 덜 익은 상태에서 숙성이 시작되어 약간의 신맛을 내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이곳의 포도나무는 덩굴이 나무나 높은 지주를 타고 올라가기 때문에 가지치기가 불가능하다. 따라서 포도 알이 너무 많이 달려 잘 익지 않고 산도가 높기 때문에 <그린와인>이라고 부른다. 그린와인에는 레드와 화이트가 있는데, 알코올 함유량이 낮고(9%~11.5%) 가볍고 신선한 느낌을 주기 때문에 여름에 차게 해서 많이 마신다.

전설적인 디저트 와인인 포트와 함께 마데이라(Madeira)는 아페리티프 와인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갖고 있는 포르투갈 와인이다. 마데이라는 대서양에 있는 섬이다, 화산으로 이루어진 이 섬은 온도와 습도가 높은 아열대성 기후에 가깝다. 마데이라는 드라이한 와인을 만든 후 탱크에서 섭씨 50°C~60°C의 온도로 3~4개월 동안 가열한다. 이 때 와인은 누른 냄새가 나고 마데이라 고유의 특성을 얻게 된다. 오래 보관이 가능하다. 이 후 당밀로 만든 증류주를 첨가해 알코올 함유량을 18-20%로 높이고 오크통에서 3년 동안 숙성시킨다. 마데이라는 당분의 함유량에 따라 스르시알(Sercial - dry, 당분 2%~3%), 보알(Boal - sweet, 당분 8%~10%), 마므세이(Malmsey - very sweet, 당분 10%~14%) 등 여러 가지 타입이 있다.

이젠 디저트 와인의 대명사 포르투갈의 포트도 와인 이야기를 할 차례인데, 다음 주 토요일로 넘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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